김은숙 작가 드라마의 특징 중 하나는 보통의 물건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시크릿 가든'에서는 현빈의 반짝이 트레이닝복, '도깨비'에서는 꽃과 목도리, '상속자들'에서는 드림캐처처럼 원래 있었던 물건이지만 드라마 속에서 새롭게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다시 한번 태어나게 한다.
또한 시크릿가든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도깨비에서 <어쩌면 별들이 너의 슬픔을 가져갈지도 몰라>와 같이 주인공이 읽고 있는 책을 통해서 주인공 내면의 모습을 함축하여 보여주기도 한다.
더 글로리에서는 '나팔꽃'이 등장한다.
왜 그 많은 꽃들중에 하필 나팔꽃이어야 할까?
나팔꽃 - 선과 악- 천사와 악마 모두의 '나팔꽃'
나팔꽃은 드라마 포스터에 등장한다. 어두운 느낌의 포스터 배경에는 나팔꽃이 있다.
나팔꽃은 하얀색과 노란색이 있으며 줄기가 있어 어떤 이들은 목을 조여오듯 나팔꽃의 줄기가 목을 감싸기도 한다.
'나팔꽃이 이렇게 무거운 느낌일 수도 있구나...'
드라마 속에도 나팔꽃이 등장한다. 동은(송혜교)이 복수를 위해 힘들게 얻은 세명시 빌라 옥상에 올라가 연진(임지연)의 집을 내려다보고 있을 때, 신비로운 빌라 주인이 나타나 동은을 환영하며 나팔꽃을 건넨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을 한다.
"저건 지상을 향해 나팔을 불어서 천사의 나팔꽃이다. 그건 하늘을 향해 나팔을 불어 악마의 나팔꽃. 신이 보기에 건방지다나. 그래서 그런지 그 꽃은 밤에만 향기가 난다."
즉, 같은 나팔꽃이어도 꽃이 하늘을 볼 때와 땅을 볼 때의 의미가 정 반대인 것이다.
하늘을 볼 때는 악마, 땅을 볼 때는 천사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캐릭터 포스터에서 나팔꽃과 배우들의 시선이 눈에 띈다.
동은을 도와주는 여정과 현남의 주변에는 하얀색 나팔꽃이 있고 그들의 시선은 모두 아래를 향하고 있다.
이는 천사를 상징하는 나팔꽃을 의미한다.
그리고 반대로 동은을 괴롭혔던 연진, 재준, 사라, 혜정, 명오의 주변에는 노란색 나팔꽃이 있고
그들의 시선은 모두 위를 향하고 있다. 이는 악마의 나팔꽃을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들 목에는 나팔꽃의 줄기가 목을 조르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 선과 악이 분명하지 않은 도영의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고, 꽃의 색깔 또한 하얀색이다.
조심스럽게 동은의 편에서 동은을 도와주는 인물이 아닐까 추측하게 된다.
천사와 악마의 꽃인 나팔꽃을 옥상에서 키우면서 동은에게 선물한 의미는 무엇일까?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동은(송혜교)의 시선은 때로른 하늘을, 때로는 정면을 향하고 있다.
그녀의 주변에는 선을 상징했던 하얀색 나팔꽃이 있지만 악을 나타내는 나팔꽃의 줄기가 목을 살짝 감고도 있다.
똑같은 나팔꽃이 천사와 악마의 꽃이 될 수 있듯이, 동은 역시 선과 악을 함께 갖고 있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천사와 악마의 꽃인 나팔꽃을 옥상에서 키우면서 동은에게 이 꽃을 선물한 의미가 무엇일지... 시즌2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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